수도 자카르타가 있는 자바 섬을 떠난 비행기는 칼리만탄 남부의 거점 도시 반자르마신(Banjarmasin)에 나를 내려 놓는다. 반자르마신은 바리토강을 중심으로 한 수상 생활이 무척 인상적인 도시이다. 그 반자르마신에서 다시 프로펠러가 달린 16인승 소형 비행기를 타고 팡칼라분(Pankalabun)으로 향했다.

▲ 반자르마신 수상 시장
ⓒ 김비아
가는 도중에 잠빗(Sambit)이란 도시를 거쳤다. 작년에 머리 사냥(head hunting)의 대참사가 벌어졌던 곳, 다약족이 부족의 옛 전통을 부활시켜 마두라족을 시내 한복판에서 육천 명이나 죽인 사건의 발생지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아직 원시적인 칼리만탄을 개발하고자 자바의 마두라족을 대거 이주시켰다. 마두라족이 지역 상권을 장악함으로써 본토인인 다약족과 갈등이 빚어진 것이다. 외부의 자본이 지역을 잠식하고 지역민을 더욱 가난하게 만드는, 세계화가 초래한 슬픈 현실은 세상 어느 곳도 예외가 아니었다.

잠빗을 지나 드디어 팡칼라분에 도착, 바로 경찰서로 향했다. 오랑우탄 보호 센터가 있는 탄중푸팅 국립공원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경찰의 허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허가증을 발급 받은 후 탄중푸팅에서 가장 가까운 강변의 작은 마을 쿠마이(Kumai)까지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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