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의 개국설화에 대한 검토*
백 승 충**
머리말 1. 김해 가락국(駕洛國)의 개국설화 1) 내용 분석 2) 전승과정 2. 고령 가라국(加羅國)의 개국설화 1) 내용 분석 2) 전승과정 맺음말 |
머리말
가야의 개국설화에 대한 연구는 최근까지도 다방면에 걸쳐 진행되어 왔다. 신화학에서는 대개 ‘천손강림(天孫降臨)’ 설화의 한 유형으로, 국문학에서는 농경사회의 전통 내지는 민속제례의 일면으로, 민속학에서는 ‘즉위의례’의 측면에서 각각 접근하고 있다. 이들 견해는 해당 분야 나름대로의 연구성과를 반영한 것인데, 그러나 각기 고유 학문의 틀 속에서만 이루어졌고 대개는 ‘수로설화’만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개국설화 전반적인 파악에는 한계가 있음도 분명하다. 이러한 한계의 보완 내지 극복은 역사학 쪽에서의 연구로서만이 가능한데, 지금까지의 연구성과를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국내 학계의 경우, 이병도는 가락국의 ‘6란설화’는 ‘6가야연맹체’를 결성하던 때의 사실을 반영한 것으로서 원래는 ‘1란설화’가 맞고, 가라국과 가락국의 혈연적 종지관계(宗支關係)는 3세기 전반 가야연맹의 결성을 방증하는 것으로 보았다. 김철준은 가라국 개국설화에서 정견모주(正見母主)를 ‘가야산신(伽倻山神)’이라고 한 것은 ‘가야산’이 주산(主山)으로서 가야제국을 포괄할 필요성이 있었기 때문에 붙여진 것인데, 가락국의 개국설화가 1단계 설화라고 한다면 이것은 2단계의 것으로서 이후 고대국가로 발전했다면 신라 중고왕실의 ‘진종설(眞種說)’과 같은 3단계로 나아갔을 것으로 추론하였다. 정중환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