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基文> 물의 15세기 표기는 ‘믈’이다. 신라어에 ‘勿(믈)’이 보인다. 일본어에는 '건너가다라는 말은 涉(섭)또는 渡라고 쓰고 wata-ru(わた-る)라고 훈독한다. 현대 일본어의 바다라는 말은 'umi(うみ)'이다. 물론 이말은 고대 한국어의 물을 의미하는 '믓'이 일본에 건너가면서 '믓>므스>미즈'라는 음운 전환을 거쳐서 일본어 'mizu(みず=水)'가 되고 바로 물을 의미하는 '미즈가 현대 일본어의 바다를 의미하는 'umi(うみ)'의 어원이 되었다. 한국의고어 '믓'(mws=물-중세이전의 고어로서 한국어에서는 유음화 현상으로 믈<물이된다) 일본어 'みず'[mizu=水-한국고어인 '믓'이 '믓<므스<미즈 '로 음운전성(믓의 종성 'ㅅ'은 개음절화해서 '스'로 독립음절화하여 '므스'가 되고 같은 모음끼리의 충돌을 피하기 위하여 첫음절의 모음 '므'가 '미'로 전성되고 두번째 음절의 초성 ㅅ과 ㅈ은 같은 계열의 음으로 서로 호환됨)] 하지만 그보다 고대에는 즉 일본어의 고어에는 바다는 현대 한국어의 바다와 똑같은 음가인 wata(海)가된다. 현대일본어에서는 wata에 동사를 나타내는 접미사 ru가 붙어 이제 '건너다 또는 지나가다'라는 말로 확장 변형되어 쓰이지만 이 wata-ru의 어근은 바다를 의미하는 'wata'인 것이다. 한국어 bada(바다) 일본고어 wata (わた=바다) 현대일본어 wata-ru(わた-る=건너다) 한국의 ㅂ계열의 입술음이나 고어인 순경음 ㅸ의 음가는 w음가와도 호환된다(곱다라는 말이 '곱다<고부니<고우니로 전성되는 경우를 상기하라) 따라서 bada가 wata가 되는 것은 순음끼리의 교차라 할 수 있다
퉁구스어 mŭ (水)
만주어 muke (水)
일본어 mizu (水)
일본어 모레루(moreru, 洩)의 어근‘몰(mol)-’은 국어 물에 그 어원이 있다. 만주어에서는 무케(mukhe)이고, 퉁구스어에서는 무(mu)인데, 무(mu)는 국어 물의 ㄹ 탈락 현상과도 같다. 몽골어에 닐 모순(nil mosun, 淚)이 있는데, 모순(mosun)은 물의 뜻을 지닌다. 어근 ‘믓(mws)-’의 조어형은 ‘몯(몰)’이다. 역시 국어 물과 어원이 같다. 이와 같이, 물은 국어, 몽골어, 만주어, 일본어 등에서 같은 어원을 지니고 있다. 미르[龍]는 수신(水神)으로서, 또한 물의 어원을 지닌다.은하수를 우리의 고유어로 미리내라고 하는데, 미리는 물의 원음으로 볼 수 있는 말이다. 미리내는 물이 흐르는 내라는 뜻이다. <徐廷範>․믈¹ 몽고어 mӦren (江)
Water 원시 게르만어로 와트(wat)이고 원시 인도-유럽어 와드(wodr)이다. 현재 물은 게르만어 와셔(wasser),네덜란드어 와터(water),러시아어 보다(voda)이다. 'ㅸ'음가가 'w'와 호환되므로 우리말 '바다'가 일본어,원시 게르만어,인도-유럽어 '와트'와 관련 있어 보인다.
'물을 붇다'라는 표현에서 붇다에서 어근은 '붇'인데 받+아> 바다 '받' 동일 어원 '믓'이다. 러시아어 '보다(voda)'는 우리말 '바다'와 소리가 거의 유사 하다.
한배달의 후예
- 물(水)의 어원 2009.02.21
- 불(火)의 기원 - 한국어의 흔적 2009.02.21
- 라후 노래 2009.02.21
- 라후어와 우리말 비교 2009.02.21
- 남인도 타밀나두주 칸치푸람 우리말 2009.02.21
물(水)의 어원
불(火)의 기원 - 한국어의 흔적
[출처] 솔본님의 명문 2008.08.25 http://blog.daum.net/libytine/17877485
'불'(火)에 대한 세계언어 그리고 기원의 문제
인간이 불을 다루게 된 것은 지금으로 부터 50만년전쯤이고 구체적인 고고학적 증거는 20만년전 으로 본다고 합니다. 인류의 어떤 종족이 불을 처음으로 다루게 되었는 지는 모르나 분명한 것은 최초로 불을 다룰 줄 알았던 종족은 다른 맹수나 인근 종족과의 싸움에서 유리했을 것이고 훨씬 많은 종족개체를 남길 수 있었을 것이라는 겁니다.
[정월 대보름 쥐불놀이 재밌따]
궁금한 것은 '불'의 사용이 처음에 특정 종족으로 부터 전세계로 퍼져 나간 것인 지 아니면 각 지역의 원시인류가 동시에 각각 자연발생적으로 사용하게 된 것인 지 하는 점입니다.
이를 위해 '불'을 일컫는 세계 각국의 단어를 비교해 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되는 군요.
우선 영어로 불은 fire입니다. 이 fire의 고영어(Old English)는 'Fyr'입니다. '피에르' 또는 '피엘'이 었겠는데 당시 중세영어는 앵글로섹슨과 켈트어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고 켈트어에서 모음 'y'의 음가는 'u'에 가까운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Fyr'은 '풀'과 '필'의 중간정도에 해당할 것으로 재구할 수 있는 것이죠.
게르만의 독일어로 불은 'Feure' (페우얼), 프랑스어로는 Feu (페우), 그리스어로는 Pur (풀)이죠, 이러한 점에서 인도-유러피언어계에서 불의 원시어 재구시 /F/음과 /P/음이 서로 교환될 수 있다는 점을 주장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불'이 켈트어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네덜란드에서는 'Vuur' (부울)입니다.
아프로 -아시안어( 동아프리카어)에서도 불은 'Vuur입니다. 이 'Vuul'은 림부르기안,플레미시 지역의 방언으로도 역시 'Vuul'인 것으로 보아 어느 나라만의 특정 어는 아니었을 것입니다.
'불'을 일컫는 이 부울(Vuul)계 어는 화산을 일컫는 볼케이노(Volcano)와 연관이 있을 것입니다.
영어 불케이노는 원래 라틴어 불카누스 (Vulcanus)에서 비롯되었는데 이는 '불의 신' (God of Fire)의 이름 불칸 (Vulkan)에서 유래된 것이죠.. 이 불의 신을 인도에서는 산스크리트어로 '아그니(Agni)'이고 우리말 아궁이의 어원이라는 얘기가 있다.
고대 그리스어로 재구하면 이는 Pur (불) + Cani(이빨)로 그 의미를 해석해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 불칸이 몽고와 투르크의 신 부르칸(Vurkan)과 어떤 관계를 갖고 있음은 분명하고 이것이 우리 불함(不含)과도 모종의 관련이 있음은 이미 최남선이 시사한 바있습니다.
그런데 이 '불'(火)은 또 지중해 및 이탈리아 지역에서는 Fuaco/Fuaco/ Fugo/등로 발음하는데 그 어간은 분명히 'Fu'일 것입니다. 이것이 중국어 火(Fua)와 음운상 연결되는 것이 이채롭습니다.
이 '불'과 관련해서 또 다른 형태의 음가들이 있습니다.
켈트어의 영향을 직격으로 받은 스칸디나비아와 영국 웨일즈 지역에서 '불'은 탄 (Tan)
아이리시어로 불은 타인(tine), 영국의 브레톤어로는 탄(tan),스코틀랜드에서는 테이네(teine)등이죠..
이것은 우리가 '불'과 관련해서 '타다' 또는 '때다'라는 말과 어떤 연관이 있어 보이는데
중국어로는 탄(炭)이 숯을 말하고 이때 숯은 영어로 charcoal이 있으나 이는 보다 학문적인 말이고 대중어로는 'Soot'(숯검뎅)입니다. ==> 사전을 찾아 보세요
또 히브리어 불은 아쉬 (Ash)입니다. 히브리어 여호-아쉬 (Joho-ash)는 신의 불 (The Fire of Lord)의 뜻인 것이죠.. 중근동에서 유라시아에 '불'을 뜻하는 아주 오랜 고대어,즉 노스트라틱어로 아사/아쉬(asa, ash) 인데 이는 투르크어에 불을 '아쉬테'(Ashite)라고 하는 말 속에 녹아 있습니다.
노스트라틱어를 연구하는 학자들 가운데는 이 아사/아쉬(asa, ash)가 후에 신(god)을 의미하는 성스러운 말로 변화했다고 보는 이들도 있습니다.
특이한 것은 인도네시아 같은 남방계어 (austranesian)에서 불을 아피'api'라고 하는데
이는 유라시아에 연결되지 않는 매우 독특한 음가입니다. 이것은 우리가 불을 '지피다'
'피우다'라고 하는 말과도 어떤 유추 관계가 있어 보입니다.
수메르어에서 직접 불을 무엇이라 했는 지 명확하지는 않으나 bar(태우다,굽다,불꽃) 또는 Ubulbul(불꽃 ,섬광)의 어휘형태를 보아 B의 자음에 a, u형태의 모음이 첨가되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합니다.
이렇게 장황하게 불에 대한 어휘들을 늘어 놓는 것은 우리 말 '불'이 전세계가 '불'을 말하는 단어들에 대해 거의 모든 관련어휘를 갖고 있다는 것을 주장하기 위한 겁니다.
다시말해 불에 대해서 우리 한국어는 '타다', '피우다' '지피다' 등 불에만 관련되는 어휘들을 통해 다른 어족이 '불'을 뜻하는 단어에 다양한 동의어 대응관계를 유추할 수 있으나 한국어를 제외한 다른 어군들 사이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죠.
예를들어 불을 뜻하는 스칸디나비어군의 탄(tan)은 남방어의 아피(api)나 네덜란드의 불 Vuul에 어떤 관련어로도 대응관계가 없다는 것이죠.
이러한 예는 더 찾아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물'의 경우 '흐르다', '길다'와 같이 물에 관련해서 쓰는 어휘를 통해 다른 어군과 다양한 유추관계를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죠.
이것은 마치 어떤 공통의 유전자풀에서 개체군내 다양한 유전적 돌연변이의 집합적 포함관계를 통해 그 조상을 추적하는 작업과 유사합니다. 이러한 방법을 과거 고도의 문명어휘에 적용해 보면 현재 우리 한국인이 전세계 4대문명의 주요 어휘를 모두 갖고 있음을 알게 될 것입니다.
아울러 그러한 어휘들이 우리가 차용한 것이 아니라 그들이 우리의 어휘를 차용해 간
명백한 증거들을 어군내 화용 또는 변용을 통해 추적해 낼 수 있다고 봅니다.
라후 노래
Yohan Seechan and his beautiful song performed at Lincoln Oval 미국에 사는 요한 시찬이라는 라후인 노래인데 노래 느낌이 우리 가요랑비슷한 것 같아요. <라후 마시는 노래> |
라후어와 우리말 비교
< 인칭 대명사와 숫자 : Personal Pronoun and Numbers>
|
영어 |
한국어 |
라후어 |
드라비다어 |
1 personal Pronoun |
I |
나 |
나 |
나 |
2 Personal |
Thee |
너,지 |
너 |
니 |
1 Plual Pron |
We |
우리 |
나 ㅎ |
난갈 |
2 Plual Pron |
Thee |
너희(당신,지들) |
너 ㅎ |
닌갈 |
|
one |
하나 |
테 |
아나 |
|
two |
둘 |
니 |
두 |
|
three |
셋 |
쉐흐 |
셋 |
<라후어 동사,형용사 굴절 예>
우리말 |
라후어 |
우리말 |
라후어 |
가다 |
까이베 |
밝은 |
바웨 |
간다/가요 |
까이요 |
|
|
가니까 |
까이바더 |
밝으니까 |
바웨바더 |
가서 |
까이래 |
밝아서 |
바웨래 |
가는 것 |
까이웨타 |
밝음 |
바웨타 |
가기 위하여 |
끼이웨어뽀 |
밝기 위하여 |
바어뽀 |
가는 |
까이웨 |
|
|
가고 있다./가는중 |
까이체웨 |
밝아 있다. |
바웨체웨 |
갔었다. |
까이가 |
밝았었다. |
바가 |
갈 것이다. |
까이뚜 |
밝을 것이다. |
바웨뚜 |
|
|
밝으면 |
바웨꼬 |
<우리말과 관련어 조사 비교표>
언어명/조사 |
한국어 |
라후어 |
아카어 |
일본어 |
영어 |
드라비다 |
다리어 |
길약어 |
헬라어 |
아이누어 |
주격 |
이,가,래, 은(는) |
래 |
|
가,와 |
|
은,누 |
는 |
|
|
|
소유격 |
의 |
웨 |
으 |
노 |
of |
|
|
|
|
|
목적격 |
을(를),테 |
타 |
응(온) |
오 |
|
룸 |
라 |
글 |
|
|
여격 |
에게,(한)테 |
게,타 |
은,아 |
니 |
to |
|
|
에스칸 |
|
타 |
향진 |
로,에,까지 |
로 |
엉,끄 |
에 |
to |
|
|
륵,악 |
|
|
시간 |
부터/ 까지 |
떨레, 까가 |
내,끄 |
가라, 마데 |
from |
|
푸터 |
|
|
|
처소 |
에,께 |
로 |
아,까 |
니 |
at |
|
|
|
데 |
|
대립 |
(그러)나 |
야카 |
뵈,꺼 |
|
but |
|
|
|
|
|
강세 |
도 |
카 |
자,께 |
모 |
Also |
|
|
|
|
|
병렬 |
와,래,도 |
깨,래,터 |
래 |
도 |
And |
|
|
|
|
|
조건 |
하면 |
(테)꼬 |
나 |
가,타라 |
If |
|
|
|
|
|
원인/이유 |
으려고 |
어로꼬 |
미네 |
까라 |
For/because |
|
|
|
|
|
도구 |
로 |
떨레 |
네에 |
데 |
With |
|
|
|
|
|
양보 |
도,지라도 |
터 |
까 |
데모 |
Though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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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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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격 |
아 |
오,아 |
오,아 |
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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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응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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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 자료]
1. '라후어,아카어와 우리말의 조사 비교연구' - 관동대 영어영문학과 연호택 교수, 남방문화 연구회 회원
2. '치앙라이' - 김병호, 문화탐험가, UN식량기구 FAO 고문관, 치앙라이 대학교 교수
3. 타밀어 연구회 회장 김정호 사이트
남인도 타밀나두주 칸치푸람 우리말
인도 남부지방 칸치푸람 |
'엄마' '아버치' '왕'등 우리말과 흡사한 타밀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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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는 우리와 너무도 달라보인다. 인도에서 가장 충격적인 모습 중 하나는 소가 거리 한복판에 떡 버티고 앉아 있는 광경 아닐까. 경적을 울려대는 차 앞에 앉아 있는 소의 태연함과 그 사회적 비효율성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또 밥 한 끼는 굶어도 꽃을 사서 힌두교 사원에 바치는 사람들, 길에서 곧 사라질 신의 그림을 열심히 그리는 거리의 화가 등 우리의 가치관으로는 쉽게 이해 못 할 풍경들을 어디에서나 볼 수 있다.
그러나 우리와 너무도 흡사한 점을 발견할 수 있는 곳도 인도다. 남인도에 있는 타밀나두주의 칸치푸람이란 곳을 여행할 때였다. 칸치푸람은 동남부의 대도시 첸나이(얼마 전까지 마드라스로 불렸다)에서 서남쪽으로 약 77㎞ 떨어진 곳이다. 그곳에는 걸출한 고대 힌두교 사원들이 있어서 천 개의 사원을 지닌 도시로 불렸다. 이곳은 중국에 선불교를 전해준 달마 스님의 고향으로도 유명하다. 달마 스님은 배를 타고 고향을 떠나 중국 광저우에 도착해 소림사까지 가서 면벽 수도를 하다가 중국에 선불교의 지혜를 전파하게 된다.
이런 유서 깊은 도시에 있는 사원들을 돌아보다 우연히 타밀족 사내를 사귀었다. 타밀족은 인도 동남부 타밀나두주와 스리랑카의 북부에 살고, 동남아시아에도 살고 있다. 타밀족은 남인도에 퍼져 사는 드라비다족의 일부로서 약 5000년 전에 현재 파키스탄 남부 지역에서 모헨조다로와 하라파 문명을 일으켰으나, 중앙아시아에서 살던 북쪽 유목민인 인도 아리안족이 침입하자 남부로 이주했다. 침입자인 아리안족은 현재까지도 북인도에 살고 있는데, 주로 피부가 희고 기질이 공격적이며 힌디어를 쓰고 있다. 반면 남인도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드라비다족은 피부가 검고 코가 낮으며 기질이 온순한 편이다. 이들은 남인도로 쫓겨 내려온 후 흩어져 살았는데 타밀어, 텔루구어, 칸나다어 등 남인도 사람들이 쓰는 언어 대부분이 드라비다어에 속한다.
타밀족 사내와 영어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같이 사원을 돌아보았다. 힌두교 사원은 내부로 들어가려면 신발을 벗어야만 했다. 입구에서 본전까지는 왕모래가 깔려 있는데, 6월 한낮의 불볕에 달구어져서 맨발로 가자니 몹시 뜨거웠다. 조금 걷다 보니 너무도 뜨거워 몇 걸음 걸어가다 가이드북을 내려놓고 그 위에 올라가 발을 식히고 있었는데 앞서가던 사내가 이렇게 외쳤다.
“헤이 코리안, 잉게 와!” 처음에는 그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몰랐다. 그런데 그는 신전에 가서 조각을 가리키다가 이번에는 “헤이, 코리안, 잉게 봐!”라고 외치는 것이었다. 느낌이 이상해서 지금 무슨 말 했느냐고 물어보니, ‘잉게 와’는 ‘이리 와’라는 뜻이고, ‘잉게 봐’는 ‘이것 봐’라는 뜻이라 하지 않는가. 머리를 한 대 쾅 얻어맞는 기분이 들었다. ‘와’ ‘봐’ 등의 기본적인 동사가 우리말과 같다니…. 그 후 구경도 마다하고 그와 함께 낱말을 맞추어보았다. 그랬더니 엄마는 ‘엄마’, 아빠는 ‘아빠’, 아버지는 ‘아버치’, 쌀은 ‘쏘루’, 나는 ‘난’, 너는 ‘니’, 네가 봐는 ‘니봐’, 강은 ‘강가’, 메 혹은 산은 ‘말레이’, 풀은 ‘풀’, 형은 ‘언네’라 했다.
사내는 힌두교 사원을 설명하다가 예전에 이 사원에서 킹(King)이 호령했다고 영어로 말하다가 갑자기 ‘왕’이라 했다. 왕이 무어냐고 물으니 킹이라 하는 게 아닌가. 힌두어로는 킹을 ‘라자’라고 하지만 타밀어로는 ‘왕’이라는 것이었다. 왕은 한자어에서 온 발음인 줄 알았는데 타밀족도 왕이라는 말을 쓰고 있던 것이다.
그런데 나중에 한국에 돌아와서 언어학자 강길운 박사가 쓴 ‘고대사의 비교언어학적 연구(새문사)’라는 책을 보니 고대 가야에서 지배층이 쓰던 말들은 거의 드라비다어이며, 이 드라비다족 언어가 한국어에 약 1300여자나 남아 있다고 했다. 그 외에도 이빨은 ‘빨’, 날짜를 뜻하는 날도 ‘날’이며, 국가를 뜻하는 나라와 비슷한 ‘나르’라는 단어는 땅이란 뜻이라 했다. 또 ‘가야’는 드라비다어로 물고기란 뜻인데 실제로 인도에는 가야란 지명이 남아 있고, 근교에 부처가 깨달음을 얻은 붓다가야라는 도시도 있다. 물론 한국어의 많은 단어는 북방에서 온 것이 틀림없지만, 일부분은 저 먼 인도의 드라비다 언어에서 왔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인도인은 결코 우리와 먼 사이가 아니다. 명상과 요가와 신비로 알려진 인도지만 이 평범한 삶 속에서 밝혀지는 작은 진실들이 오히려 더 놀랍고 반갑게 다가오는 땅이 인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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