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2002년 02월 16일
신현덕(국제문제 대기자)

바이칼의 수려한 자연 경관

최근 러시아에서 북아메리카 인디언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그들의 본래 고향이 시베리아 바이칼호 근처라는 것이 밝혀져 인디언이 몽골족의 한 분파라는 기존 학설을 뒷받침했다.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산하 유전학연구소가 최첨단 기법인 유전자를 비교분석한 결과라 더욱 신빙성 있게 들린다.베링해로 멀리 떨어진 대륙에 흩어져 사는 이들 인종 사이에 유전자가 같다는 것은 어쩌면 신비스럽기까지 하다.

이 연구소의 자하로프 부소장은 인디언과 유전자가 비슷한 종족은 구체적으로 바이칼호 서부알타이와 사이얀산 일원에 사는 투바,알타이,하카스족(族) 등이라고 종족명까지 밝혔다그는 북미 인디언들이 바이칼호 주변에 살다가 1만5000∼2만년 전 베링해를 건너 북미로 이주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몽골 학자들의 주장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것이다.그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재 추코트카 반도 등 알래스카와 가까운 지역에 사는 종족의 유전자는 인디언 것과 유사하지 않기 때문에 유전적으로는 다른 인종이다.이웃에 살고 있어 혈연적으로 가까울 것으로 추정할 수도 있지만 인종적으로는 전혀 별개라고 했다.

몽골인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에스키모, 북미의 인디언, 남미의 인디오까지를 동계혈족이라고 말해왔는데 이번에 과학적으로 증명돼 반갑다고 말한다.유전자 조사로 확인되기 전에도 몽골 학자들은 인디언에게도 몽골반점이 있다는 것을 예로 들면서 몽골족의 강인함과 세계분포를 설명했었다.

이 조사 결과 발표 뒤 몽골에서는 또 다른 뿌리론이 일고 있다.몽골인은 몽골족과 같은 뿌리를 가진 인종이 전세계에 분포해 있다면서 몽골이라는 국호처럼 언젠가는 다시 세계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몽골의 국호는 ‘세계의 중심’이라는 뜻이라고 몽골정부 간행 백서에 설명돼 있다.몽은 진짜라는 몽골어 ‘믕’의 변화이며 ‘골’은 중심이라는 뜻이라고 변화과정까지 말하고 있다.몽골의 자유화전까지 몽고(蒙古)라고 불렸던 것은 중국이 중화(中華)와 상충하는 것을 봉쇄하기 위해 비하해 사용한 이름이라고 덧붙이고 있다.

몽골인은 이번을 계기로 세계에 흩어진 몽골족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면서 범몽골족 회의를 강화하자고 역설한다.매년 한 차례씩 각지에 흩어진 몽골족이 모여 회의를 열었지만 별다른 영향력을 가지지 못했는데 이를 본격화해 칭기즈칸의 기상과 평화의지를 전세계에 전파하자는 주장이 젊은이들 사이에 일고 있다고 한다.

이 주장이 다시 제기되자 이웃 러시아와 중국에서는 몹시 못마땅한 표정이다.바이칼호 부근은 칭기즈칸의 탄생지인 동시에 몽골의 국가 발원지이며 몽골인의 정신적 고향으로 여겨져 왔다.러시아는 이번 일로 혹시 옛 소련에 의해 분리돼 현재 러시아 땅이 된 울란우데와 바이칼호를 품은 브리아트공화국 독립으로 연결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이곳에는 현재 몽골 인구보다도 많은 300만명의 몽골족이 살고 있다.이들은 몽골어를 말하고 쓰며 동일한 생활양식을 유지하고 있다.이 점이 늘 러시아의 신경을 곤두서게 만들었는데 이번에는 인종적인 증거까지도 확보돼 브리아트공화국 정부로서도 몽골인의 주장에 당혹스러울 뿐이다.

중국 내몽고를 차지한 중국도 내심 러시아와 같은 불안한 심정일 것이다.약 300만명의 몽골족이 중국정부의 강력한 동화정책으로 한족에 동화하고는 있지만 대다수가 아직도 옛날 몽골 생활양식을 그대로 고집하고 있다.몽골인은 이 밖에도 부탄 티베트의 오이라트족, 아프가니스탄 이란의 원시몽골족, 한민족과 헝가리족 랩족으로 이어지는 유라시아지역민도 동계혈족에 넣고 있다.

알렉스 헤일리는 킨타쿤테라는 노예의 ‘뿌리’를 찾아내 세계적인 조명을 받았다.원만한 우리 가정에는 족보가 있어 본인의 뿌리를 쉽게 찾으면서도 정작 우리 민족의 뿌리 찾기에 대해서는 소홀했던 느낌이다.

강원대 주채혁 교수가 우리 민족의 뿌리와 관련한 연구논문에서 조선의 국호가 북방유목민족과 관련 있다는 학설을 제기해 논란이 되고 있다.조선의 ‘선(鮮)’은 순록의 먹이인 ‘선’(蘚·이끼)으로 봐야 하며 흥안령 부근에서 유목하는 선비족과 맥을 같이한다는 주장이다.이참에 최남선 이후 주춤했던 우리의 뿌리에 대해 국가적인 연구조사가 있어야겠음을 밝혀둔다.뿌리를 모르는 민족은 국제사회에서 사생아와 같은 대우를 면치 못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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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류산 밑에 한인씨의 나라가 있나니 천해 동쪽의 땅을 역시 파나류국이라 한다. 그 땅의 넓이 남북 5만리, 동서 2만리이니라. 통틀어 말하면 한국이요, 갈라서 말하면 곧 비리국, 양운국, 구막한국, 구다천국, 일군국, 우루국(또는 필나국),객현한국,구모액국,매구여국(또는 직구다국),사납아국,선비이국(또는 시위국,통고사국이라 함.),수밀국이니 합쳐서 12국이라. 천해는 지금의 북해라 한다.' -환단고기 태백일사 환국본기

 

파나류국환국을 말한다.

중국의 유명한 이십오사 중의 하나인 진서(晋書)는 "숙신(肅愼)씨의 나라가 바로 파나류국 즉 한국[桓國]을 가리키는 것이고, 숙신의 원음은 쥬신(조선-朝鮮)"임을 증언하고 있다. 파나류산(波奈留山) 아래에 한인씨(桓仁氏)의 나라가 있는데 천해(天海) 동쪽의 땅이다. 또한 파나류국(波奈留國)라고도 한다. 그 땅의 넓이는 남북이 5만리요 동서가 2만여리이다.

파나류는 파미르인데 파미르는 옛 페르시아말로 ‘미트라(태양)신의 자리’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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